커피는 못 마시지만, 커피 우유는 마시는 이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이것.

"요즘 세상에 커피를 안마시는 사람이 있다니!"

 

 

 

현대인, 특히 직장인들에게

이제는 필수품이 되어버린듯한 커피.

어디까지나 기호 식품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더 이상 '기호' 식품이 

아니게 된 걸까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하도 한 번만 마셔보라는 권유에 못이겨 아아 맛을 본 적이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아아라고 부르는 것도 내겐 생소하긴하다)

한 모금 살짝 혀만 닿을 정도로만.

아메리카노.

그 때의 느낌은 마치..

소주를 처음 먹어봤을 때의 충격과 비슷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도 쓰디쓴 맛이 나는 아메리카노를 비롯한

각종 커피들을

매일매일

하루에 몇 잔씩이라도

챙겨마신다는건데.

 

 

 

 

 

 

 

 

일단 내가 커피에 큰 관심을 갖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어지러움에 있다.

심장이 쿵쿵 거리거나 하는 반응도 물론 있지만

어지러움이 나타나는 것이 상당히 힘든 부분.

 

 

타인들은 이런 어지러움을 이겨내고 마시는 걸까?

내가 유난히 카페인에 대해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는건가?

 

 

카페인이 커피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각종 음료나 차에도 알게모르게 포함 되어있다.

 

 

아이러니하게 나는 밀크티 덕후다.

밀크티에는 홍차를 우려낸 베이스가 들어간다.

그럼 여기에도 카페인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 

어지럽다는 이유로 커피를 안마신다는 내게

밀크티 덕후라는 말은

다소 앞뒤가 안맞는 말처럼 보인다. 

 

 

 

 

난 커피 우유나 밀크티를 마시면

커피를 마셨을 때 처럼

똑같이 어지러움을 느낄 때가 있다.

 

 

투썸 밀크티는 맛있고 향이 짙어도

어지럽지 않아서 즐겨마시는 편이지만,

개인 카페에서 파는 밀크티는

간혹 한모금만 마셔도 금세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로

카페인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다. 

맨 위에 첨부한 서울우유 커피맛도

반절 정도만 마셨는데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정리해보면

똑같이 어지러움을 느끼지만

커피는 배척하고

밀크티와 커피우유를 수용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첫 번째.

내 기준에 커피는

술, 담배와 같은 선상에 있는 것.

실제로 커피가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담배는 백해무익 한 것이지만

커피는 하루에 한 잔이 몸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얼핏 본 것 같다.

그렇지만 커피는 내게 관심 분야가 아닌 것이다.

 

 

'커피' 한 가지만으로도 며칠 밤을 새워가면서

이야기 가능하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원두가 어떻고

산미가 어떻고 이런 얘기들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커피 한 모금에 저런 것들을 다 알아차리는게 신기하고, 지식이 참 해박하구나!'

는 느낌은 들지만 내가 그 분야로 뛰어들고 싶진 않은 정도다.

 

내가 섭취하는 과자나 많은 인스턴트 식품들이

건강에 더 해로운 영향을 줄거라는 걸 알면서도

커피에 대한 인식이 왜그런지는 나도 의아하긴하다.

 

 

 

 

 

 

 

 

 

 

 

두 번째.

어지러움을 이겨내고 마시고 싶을 정도로

땡기는 맛이 아닌 것.

 

 

난 기본적으로 밀크니나 커피 우유 등을 

마시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한다.

'이걸 마시고나면 내가 어지러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 만큼

내 입맛에 맞으니까! '

 

 

 

난 사람들에게 먼저 만나자고 약속을 잡는 경우가 드물다.

어정쩡한 약속을 잡고 외출을 할 바엔

집에 있는 것을 선호하는 내가

남자친구나 베프와의 약속엔

거리낌 없이 나가는 경우와 마찬가지랄까?

 

 

 

분명 나가려고 준비하고 대중교통 이용하고

이런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은 똑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들을 많나면 내가 좋은 마음이 더 크기때문에

그걸 알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집 밖으로 나서는 것.

내겐 밀크티와 커피 우유를 마시는게 이런 느낌이다.

 

 

 

나에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마이너스가 되는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내 의지로 행하고, 먹고, 만나는 것들에 대해서는

'덕후'라는 말을 붙여도 괜찮지 않을까?

 

 

 

내게 약속을 잡을 때

커피 한 잔하게 나올래?

라는 말 대신

밀크티 마시러가자

라고 나를 유혹하는 베프가 유독 생각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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